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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별 전문가 칼럼
문선희 팀장
한대수씨가 다시 뉴욕으로 이사하는 이유
아래글은 조선일보에 실렸던 사설 내용을 한국교육에 시사하는바가 큰것같아 올려드립니다.


가수 한대수씨는 올여름쯤 미국뉴욕으로 이사할 계획이다. 아홉 살 난 딸 양호를 미국 공리학교에 보내기 위해서다. 더 나은 교육을 받게 하려는 게 아니다. 한국학교의 이상한 교육을 받지 않게 하려는 것이다. 한씨는 “나도 아내도 딸로 한국을 너무나 좋아하지만, 하나밖에 없는 딸을 한국학교에 계속 보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고 말했다.

양호는 올해 초등학교 3학년이 된다. “학교 가기 싫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고한다. 왕따를 당한다거나 딱히 문제가 생긴 건 아니다. 오히려 양호는 우리말과 영어가 자유롭고 벌써 작곡을 할 만큼 재능을 타고났다.

한씨는 말했다. “초등학교 때는 마음껏 놀고 인성과 인품을 올바르게 키워갈 수 있도록 가르쳐야죠. 타인의 생각이나 감정을 이해할 수 있는 능력, 죽 엠퍼시 (empathy)를 가르쳐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초등학교 때부터 공부, 공부, 공부, 외우고 외우고 또 외우는 것밖에 안 가르쳐요.  그러니까 어른이 되면 정치적, 종교적 이슈를 두고 토론할 줄 모르는 겁니다. 너와 나의 생각이 다를 수 있을을 초등학교 때 가르쳐야 하는데 맨날 ‘1 더하기 1은 2’만 외우게 하잖아요.”

‘정답 외우기’의 폐해는 대학생이나 신입 기자들을 상대로 강의할 때마다 겪는 일이기도 하다. ‘로크의 소유적 개인주의와 경제 정의에 대해 논하라’ 같은 논술 시험을 치렀던 이 우등생들에게 ‘선물’ 이나 ‘친구’ 같은 소재로 에세이를 쓰라고 하면 진땀을 흘린다. 우리 교육이 단단히 잘못돼 있다는 생각이 확신으로 바뀌는 순간이다.

작년 여름 캐나다 빅토리아에서 만난 한인 부부는 “여기서는 초등학교 1학년 부터 중2 때까지 시험을 치르지 않는다”고 했다. 중3이 되어야 어느 고등학교에 갈지 판단하려고 시험을 치고 성적표를 받는다. 이들은 “캐나다 초등학교는 메일 친구들과 놀고 축구 하는 게 사실상 전부”라고 했다.

한대수씨는 “한국 부모들, 특히 엄마들이 바뀌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이를 키우려 하지 않고 자꾸 무엇인가로 만들려고 한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 엄마들에게 아이는 일종의 토이(장난감)” 라고 말했다.  어려서 미국에서 건너가 히피시대에 뉴욕서 청년기를 보낸 한씨의 말이 좀 과격하게 들릴 수는 있지만, 틀린 말은 아니다.

1974년 권위주위 정권의 ‘금지곡’조치에 쫓겨 한국 땅을 떠나 뉴욕으로 갔다가 돌아온 한씨는 69세 노구로 다시 뉴욕에 간다.  이번엔 권위주의 시대와 하나도 달라지지 않은 한국 교육에 쫓겨 가는 것이다. (조선일보 한현우 뉴스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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