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뉴스를 통해서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인 허준이교수가
수학노벨상 이라고 불리는 필즈상을 받았다는 기쁜소식을 듣고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되었습니다.
세계수학자대회 역사에서 한국계 수학자가 상을 받은
것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해서 같은 한국사람으로서 너무도 기쁘고 자랑스러운 소식이 아닐수 없었습니다.
허준이 교수는 미국시민권자이지만 한국에서 유년시절을
거쳐서 서울대에서 석사학위까지 받은후 미국 미시건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고 합니다. 이 소식을 듣고
저는 한국의 수학교육이 세계적인 수준이라는거에 자부심이 생겼습니다. 한국에서 수학교육을 대학원까지 받은
사람이 이런 세계적인 수학자가 되었다는게 한국의 수학교육이 세계적으로 인정받은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러나 자세히 그의 성장과정을 살펴보니 몇가지 아쉬운점들이
있었습니다.
우선 그를 직접 지도했던 서울대 교수님말에 의하면
그의 재능을 좀더 일찍 발견하고 키워줬더라면 허준이 교수는 최하 4년에서 8년은 더 빨리 필즈상을 받았을거라고 합니다. 그는 어려서 수학을
좋아했지만 입시위주의 수학교육 탓에 흥미를 유지하기가 어려웠다고 합니다. 고등학교에 들어간 뒤 시를
쓰겠다며 학교를 자퇴한후 검정고시를 쳐서 대학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서울대 학부에서도 수학이 아닌 천문학을
전공하다 마지막 학기에 일본출신 세계적 수학자인 히로니케 하버드대 명예교수의 강의를 수강한걸 계기로 뒤늦게 수학자의 길로 들어섰다고 합니다. 이 과정을 보면 가늠할수 있듯이 그가 한국입시 교육에 길들여졌어도 세계적인 수학자가 과연 될수 있었을지 의문이
듭니다. 그는 그의 수학적인 재능을 일찍 발견하지 못하고 돌고돌아 수학자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아직까지는 암기식 수학교육과 의대진학을 강요하는게 우리 교육의 현실입니다. 입시위주의 증등교육과 도구적 응용학문에 경도된 고등교욱을 이대로 둔채 세계적인 기초과학자를 기대하는건 우물에서
숭늉찾기다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허준이 교수는 어려서부터 호기심이 유독 많고 논리적인
사고력을 가져서 수업시간에도 유난히 질문을 많이 했던 학생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교육현실이
이런 학생들이 충분히 궁금한점에 대해 연구하고 본인의 페이스에 맟추어 풀도록 하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
보니 이런 수학영재들이 방황하고 본인의 재능을 일찍 발견 못하고 시간을 허비하는 일들도 허다 합니다.
이런점에서 혹시 허준이 교수가 좀더 일찍 미국에가서
중고등학교를 다녔다면 어떠했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학생 개개인의 특성과 관심을 중요시하고 충분히 탐색하도록
다양한 기회를 주는 미국중고등학교 교육을 받았다면 혹시라도 허준이 교수가 더 일찍 필즈상을 받지않았을까 조심히 상상해 보았습니다. 원리를 깨닫게 하기보다 빨리 많은 문제를 풀게하는 한국의 수학교육과 비교해보면 뛰어난 호기심과 비판적 사고력을
가진 허준이 교수같은 사람은 미국교육이 더 잘 맞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좀 창피한 얘기인데 제 얘기를 잠깐 해보겠습니다.
사실 저는 한국에서 고등학교 1학년까지 다닌후 미국에가서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다녔습니다. 워낙
문과성향의 학생이었다보니 한국 고등학교시절 수학을 제일 싫어해서 수학은 시험공부도 안하고 시험을 볼정도의 수포자였습니다. 그러나 미국고등학교가서 제 수준에 맞는 수학과목을 들어보니 한국보다 이해하기가 더 쉬었고 할만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이유를 생각해보니 미국식 교육은 원리이해를 중요시 하고 이걸 최대한 잘 이해할수 있도록 step by step 으로 잘 설명해주었던거 같습니다. 수학과목도
일률적으로 학년마다 다 같은과목을 듣는게 아니라 본인의 수학레벨에 맟추어서 차근차근 공부하게 하는 시스템이다 보니 수학공부에 적응하기가 더 수월했던거
같습니다. 물론 저는 문과쪽을 전공하긴 했지만 그래도 어렵기만하고 재미없다고 생각한 수학에 대한 인식이
한국에 있을때보다는 많이 바뀐채로 대학을 졸업했습니다. 하물며 저 같은 사람도 이정도인데 수학쪽에 재능있는
학생들은 어떠했었을까 상상만 해도 가슴이 벅차오름니다.
어쨋건 현재는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인 프린스턴대에서
교수로 한국인의 자랑이 되신 허준이 교수님이 지속적으로 프린스턴대의 연구진들과 다양한 협업과 연구를 통해 더 성장하시고 세계적인 수학자로 오랫동안
활동하시길 기대하며 다시한번 한국인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도록 만들어주신 허 교수님 끝까지 응원하겠습니다.